타이완은 구정을 새해 큰 명절로 보낸다. 그래서 며칠전부터 집과 길가에 여러가지로 화려하게 장식들을 하면서 구정을 준비하는 분주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구정 전날 밤인 어제는 길가가 한산했다. 새해 첫날에 온 가족이 모이는 한국과는 달리 타이완 사람들은 구정 전날 저녁에 함께 가족들이 모이는 풍습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언제부터인가 구정을 명절로 지내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신정보다 구정을 더 많이 세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구정인 오늘 많은 사람들이 오랜만에 가족, 친척들이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친척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 본지가 30년이 넘었다. 1987년에 한국을 떠난후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하여 한국으로 들어가 명절을 지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명절 때 한국과 타이완에서 사람들이 고향으로 귀경하느라 고속도로가 정체된다 뭐한다 하는 뉴스를 들으면 나의 고국이고 내가 살고 있는 곳이지만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뉴스로 들린다. 명절이라고 특별히 갈 곳도, 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명절이란 것은 나에게 오히려 쓸쓸한(?) 날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 한번 생각해 본다. 내가 언제까지 이 세상에서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나중에 노년에 어디에서 살게 될까... 한국? 타이완? 아니면 다른 나라? 한국은 고국이지만 그곳에 내가 돌아가서 살 곳이 없다. 타이완은 나에게 외국인으로서 지금 살고 있는 곳일뿐 이곳에도 나의 보금자리를 찾을 수 없다. 다른 나라?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결국은 내가 돌아갈 고향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깨닫게 되는 것은 하늘에 있는 본향이 결국은 내가 마지막에 돌아갈 고향이고 집이라는 것이다. 그때는 나도 본향으로 돌아가 천국에서 차려놓은 잔치상 앞에서 즐겁게 즐기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세상에서 명절을 준비하고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지금 내가 세상에서 사는 이 시간이 천국 본향으로 돌아갈 날을 잘 준비해야 시간임을 깨닫고 이 세상에서 사는 동안 본향으로 돌아갈 그 날을 기대하며 잘 준비하는 삶을 살기를 소망해 본다.